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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화제에서 만나다 … 다시 감독으로 선 류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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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두 번째 연출작 <고백하지마>로 관객과 마주

제2회 남도영화제 현장에서 관객과 만난 배우 류현경. <날강도>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연출작 <고백하지마>를 선보였다. 에일리언컴퍼니 제공제2회 남도영화제 현장에서 관객과 만난 배우 류현경. <날강도>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연출작 <고백하지마>를 선보였다. 에일리언컴퍼니 제공배우 류현경이 오랜만에 감독의 자리로 돌아왔다. 대학 졸업 작품 <날강도> 이후 15년 만에 두 번째 연출작 <고백하지마>를 선보이며 제2회 남도영화제에서 관객과 만났다. 비 오는 날, 즉흥처럼 시작된 한 장면이 그녀를 다시 카메라 뒤로 이끌었다고 했다. 지난 26일, 영화제 현장에서 그녀를 만났다.

"비 오는 날의 시작이 여기까지 왔죠."

<고백하지마>는 계획된 작품이 아니었다.

"어느 장편의 마지막 촬영 날, 비가 와서 씬을 못 찍었어요. 그래서 '그럼 우리끼리 뭐라도 찍어보자' 하면서 시작된 거예요."

대본도 없었다. 배우들이 마주 앉아 나누는 대화가 그대로 카메라에 담겼다.그렇게 쌓인 장면들이 70분짜리 영화가 됐다. 촬영은 단 4회에 불과했지만, 후반 작업은 1년 가까이 이어졌다.

"마이크가 없어서 초반엔 아이폰으로 녹음했어요. 사운드를 다듬고 부족한 장면을 보완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죠. 즉흥이었지만 진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영화는 대본의 틀을 벗어난 대신, 현장의 생동감을 담았다. 류현경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배우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녹아든 대화는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했다. 거칠지만 솔직한 감정이 화면을 채우며, 현장의 호흡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일반인 출연자들도 있었고, 다들 진심으로 참여해주셨죠."

25일에는 <날강도>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렸다. 류현경은 오랜만에 자신의 첫 연출작을 스크린에서 다시 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당시 또래 배우들과 함께 '청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너무 오래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촌스럽지 않게 봐주셨다니 다행이에요. 그때는 20대였는데, 시간 참 많이 흘렀네요. 청춘을 주제로 한 영화를 꼭 찍고 싶었어요.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죠."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류현경은 이제 두 세계를 자연스럽게 오간다.
 
"제가 연출을 하면 제게 직접 디렉션을 주면 되니까 편하죠. 제 의도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저니까요."

그녀에게 연출은 특별한 결심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자연스레 이어져 온 일이다. 어릴 때부터 혼자 비디오를 찍고, 연기하고, 글을 쓰던 시간들이 지금의 자리로 이어졌다.

끊임없이 작품을 이어가는 이유를 묻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저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요. 왜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까,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낄까.작품을 하면서 그런 걸 탐구해요. 그리고 그 탐구는 저에게도 향하죠.밝고 명랑한 줄 알았는데, 작품을 하면서 내 안의 어둠도 알게 됐어요. 그게 연기의 재미죠."

남도영화제의 풍경도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풍광도 너무 좋고, 컨테이너 극장에서 상영하는 게 걱정됐는데 막상 가보니 너무 아늑하고 멋졌어요. 이런 영화제가 1년에 한 번씩 열리면 좋겠어요."
 
류현경은 <고백하지마>를 볼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세상엔 다양한 영화가 있지만, 너무 어렵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편하게, 재밌게 봐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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