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순천점 '직장내괴롭힘' 2차 가해 규탄 기자회견. 고영호 기자이마트 순천점에서 '직장내괴롭힘'이 제기된 이후 2차 가해가 대두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11일 오후 1시 이마트 순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순천점의 심각한 직장내괴롭힘, 2차 가해 및 조직적 방조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마트 순천점에서 2024년 1월부터 한 관리자가 스태프 사원에 대해 반복적인 괴롭힘과 갑질을 일삼아 왔는데 문제 제기를 한 노조 조합원에 대해서도 동일 관리자는 현재까지도 위압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는 물론 9개월이 넘도록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등 괴롭힘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피해자인 노조 조합원이 갈등 해결을 위해 수 차례 노력했으나, 가해자는 무응답과 냉소로 일관했으며 이 상황을 회사는 알고도 방치했다"며 "이마트는 피해자의 분리 요청과 보호 요구도 묵살했고 현재에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사태가 더욱 악화됐고,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아마트 회사 측이 피해자에게 "가해자와 화해하라"는 요구까지 하면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노조는 강조했다.
이마트 순천점 외벽의 '직장내괴롭힘' 가해자 처벌 촉구 현수막. 고영호 기자노조는 "급기야 4월 10일에는 지난 9개월동안 투명인간 취급을 하던 가해자가 일을 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다가와 아는 체를 하고 심지어 귓속말로 비아냥거리기까지 하는 일이 발생해 피해자는 가해자와의 접촉 이후 극심한 두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겪었으며 눈물을 흘리면서 계산대에서 일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태의 핵심은, 이마트 회사가 단 한 번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데 있으며 9개월간 피해자의 호소를 외면하고, 상황을 알고도 묵인하며, 접촉을 방치하고, 피해를 확산시킨 책임은 전적으로 회사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이마트 회사가 직장내괴롭힘 재발 방지 대책을 즉시 마련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각 분리해 피해자 보호 조치를 실행하며 회사와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것을 촉구했다.
직장내괴롭힘에 대한 이마트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제공더구나 "이마트의 직장내괴롭힘 매뉴얼이 허울뿐인 문서에 불과하며, 실제 피해자 보호에는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고 있어 이런 차별적이고 구시대적인 매뉴얼을 근본적으로 개정시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7일 순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순천점의 '직장내괴롭힘'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이마트 회사 측은 그러나 노조 주장을 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피해자) 직원이 인사로 인한 괴롭힘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하지만 관리자가 일상적으로 안부 인사 정도했던 것이고 어지럽다고 해서 면담 진행과 휴식 안내 그리고 병원 진료와 조퇴 요청도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2차 가해가 지속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2차 가해를 할 필요도 없다"며 "괴롭힘 상담을 사내 신문고에 올렸으나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감사팀이 피해자를 보호하면서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또 "직장에서 지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인 직장내괴롭힘이 아니라고 당사자에게 전했는데도 계속 괴롭힘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