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원들이 발표한 성명서 캡처.순천시의원들이 순천시장이 산불 같은 긴급상황을 외면하고 해외출장을 강행했다고 규탄했다.
오행숙(순천시의회 부의장), 김미연, 장경순, 정홍준, 이영란, 서선란, 김태훈, 장경원, 정광현 의원은 4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해 "노관규 순천시장의 위기 대응 부재와 시민의 안전 경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즉각적인 시민 안전대책과 책임 있는 자세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 시장은 김재빈 미래산업국장과 방수진 신성장산업과장 등 공직자 일행 10명과 함께 신성장산업과 주관의 'E-Bio 순천 그린바이오산업 국외연수' 명목으로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의 바이오산업시설 연수를 3월 31일~4월 7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진행했다.
1일에는 프랑스 명품 화장품 브래드인 '록시땅'(L'Occitane en Provence) 본사를 방문해 시가 준비하는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정책인 'E-바이오 순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데 이어 4일에는 세계적인 식품산업 클러스터인 덴마크의 '아그로 푸드파크' 와 네덜란드의 '와게닝겐 대학교'도 방문해 생태가 경제를 이끄는 그린바이오산업 육성방안을 모색했다.
시장 일행이 덴마크 아그로 푸드파크를 방문해 농식품산업 설명을 듣고 있다. 순천시 제공여비는 시민 세금 8천 500만원이 소요됐다.
시의원들은 "지금까지 노 시장의 안전 불감증은 도를 넘어 시민 안전은 뒤로한 채 시민과 소통하지 않는 불통행정과 시장 권한만을 앞세운 독선적이고 오만한 행정행태를 이어오고 있다"며 "국내외적으로 폭탄 관세 부과와 대통령 탄핵 정국, 대형 산불 속에 민심은 동요되고 재산권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지역경제 또한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상 유례없는 대형 산불이 발생한 상황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건조주의보를 발령하며 전국이 초긴장 상태에 있던 바로 그 시점에 긴박하고 엄중한 시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천시장이 공직자들과 함께 해외출장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에는 순천 송광면에서, 이달 6일에는 상사면에서 각각 산불이 발생해 헬기와 진화인력이 투입됐다.
순천시의원들은 "다른 지자체들은 이미 계획된 출장을 취소하고 시민들의 곁에 남아 안전을 지켰지만, 순천시장은 긴급한 상황을 외면하고 출국을 강행했다"며 "이번 외국 출장은 시민 안전을 경시한 부적절한 대응의 전형적인 사례로 향후 어떤 재난 상황에서도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책임감 있는 지도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안전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시의원들은 "순천시가 시행한 동천 저류지 사업이 재해예방을 목표로 했으나, 기후 변화로 인한 기습적인 폭우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폭우로 순천시내 곳곳이 침수됐고 시민들은 극심한 불안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또 순천시가 추진하는 쓰레기 소각장도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여러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소각장이 주민들 가까이에 건설될 경우 대기 오염과 소음, 건강 문제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 줘야 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건 궁극적으로는 시민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에 동참한 서선란 의원은 "산불처럼 불안한 재난상황에서 시민들이 누굴 믿고 따를 수 있는지 시장의 역할을 되새겼어야 했다"고 말했다.
노 시장은 순천시의원 등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바이오산업은) 하루라도 빨리해야 할 일이니 단도리 해놓고 나왔는데 대꾸할 가치도 없어서 웃고 만다"며 평가 절하하면서 비판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노 시장은 해외체류 도중 "그린바이오 특히 식품·화장품 쪽은 느낀 게 너무 많다"며 "가장 선두에 선 유럽과 미국 중 유럽만 살핀 것이라 미국 쪽 현황도 빨리 살펴야 할듯하다"고 미국 출장 방침도 시사했다.